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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성상희변호사 법률칼럼]회계장부열람청구권(1)

2016. 01. 15

회계장부열람청구권

 

                                  

기업들이 흔히 부닥치는 일이 아니지만 지분이 분산되어 있는 주식회사는 항상 부담하고 있는 위험의 하나가 소수주주의 권리행사이다. 소수주주의 권리행사는 주주의 입장에서는 스스로의 권리와 이익을 지키기 위하여 필요한 제도이고, 기업의 경영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기업의 투명성과 건강함을 지키기 위한 제도로서 궁극적으로 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제도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소수주주의 권리로서 상법이 들고 있는 대표적인 것은 주주대표소송, 주주제안권, 회계장부열람등사 청구권, 주주명부열람등사 청구권, 검사인 선임청구권 등이다.

 

상법은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에게 회계의 장부와 서류의 열람, 등사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상법 제460조 제1) 이 때 100분의 3이라는 것은 단일 주주가 아니라 여러 주주의 주식 합계가 3% 이상에 이르면 된다. 3%라는 보유요건을 규정한 것은 주주들의 알 권리를 위하여 회사의 회계장부 열람의 권리를 인정하되, 회사에 대한 경영 간섭이 지나치게 이루어지는 것을 제한하기 위하여 일정한 지분비율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회계장부열람청구권은 흔히 상장회사에서 이루어지지만 비상장회사에서도 간혹 발견된다. 비상장회사에서 나타나는 사례는 주로 최대주주와 2대주주가 경영권 분쟁을 하는 경우인데, 이러한 경우에는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 않은 소수파 주주가 경영권을 장악한 대주주에게 대항하는 방법으로 회계장부 열람권을 사용한다. 다만 소수파 주주가 이사, 감사 등으로 경영진의 일부로 참여하고 있을 경우에는 이사, 감사의 권한 행사로서 회계장부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므로 굳이 상법상 회계장부열람청구권을 활용할 필요가 없다.  

 

다음으로 비상장회사에서 나타나는 경우로는 드물게 목적의식적으로 특정 회사의 주식을 매집하여 지분 요건을 갖춘 다음 회사에 대한 공격을 통하여 경영진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시도가 간혹 발생한다.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세금 납부를 함에 있어서 주식으로 물납(物納)을 하고, 그 물납된 주식을 국세청이 공매에 붙여 매각한 경우이다. 이 경우 공격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하여 3% 지분 요건을 갖춘 다음 회계장부열람청구권을 행사하고, 회사가 거부하면 회계장부열람등사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한다. 가족회사 수준의 중소기업은 엄격한 회계원리에 따른 자금집행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가 많아 공격자들에게 꼬투리를 잡히는 경우가 많고 그러한 약점은 곧바로 회계장부열람청구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약점이 발견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영자는 공격자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하게 되고, 결국 일정한 정도 금전적 보상을 하고 분쟁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 경우 금전적 보상의 방법으로 공격자들은 매입한 주식을 회사 대주주측이 매입하도록 하는 방법을 흔히 사용한다. 결국 대주주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불필요한 주식을 고가에 매입하는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회사는 주주의 열람청구가 부당함을 증명하지 않으면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상법 제466조 제2) 열람청구의 부당성 혹은 정당성 여부는 이 제도의 입법취지인 회사의 경영상태에 대한 주주의 알 권리와 열람을 허용할 경우 우려되는 회사의 불이익을 비교하여 판단한다. 우려되는 회사 불이익의 대표적인 경우는 영업비밀의 누출과 같은 것들이다. 단순히 경영감시의 필요성과 같은 추상적 사유만으로는 열람을 허용할 사유가 되지 않으며, 경영진의 부정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열람청구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수 있다.

 

재판으로 열람등사청구를 하는 방법으로는 열람등사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방법과 열람등사청구 가처분신청을 하는 경우가 있다. 실무상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가처분 단계에서 분쟁을 종결하고 본안소송인 열람등사청구의 소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열람등사청구를 당하는 피고 혹은 가처분의 피신청인은 적극적으로 열람청구가 부당하다는 점을 입증하여야 한다. 열람청구의 정당성을 원고가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부당하다는 것을 피고(회사)가 입증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의 소송에서 입증책임은 권리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회계장부열람청구 소송에서는 원고 측이 아니라 방어를 하는 피고 측에서 청구의 부당성을 입증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소송법상 입증책임의 전환이라고 한다.

원고 청구의 기각을 구하는 피고는 원고의 청구가 부당함을 입증하기 위하여 다양한 사실을 주장한다. 회사의 경영에 아무런 문제점이나 불투명성이 없다는 점을 포괄적으로 입증하거나, 원고가 회사에 대한 부당한 경영간섭을 위하여 열람청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입증하여야 한다. 대표적으로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주주의 공동이익을 해칠 목적으로 행하는 경우, 원고가 회사와 경쟁적 영업에 종사하면서 회사의 영업비밀을 취득하려는 것이 목적으로 보이는 경우, 열람을 통하여 취득한 정보를 제3자에게 전달하여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경우 등이 있다.

 

실제 사례로서 ()강서방송이라는 유선방송 기업을 상대로 하여 열람등사청구를 한 주주가 ()강서유선방송이라는 경쟁 기업의 주식 48%를 보유한 사람이었던 재판에서 법원은 원고에게 피고회사의 회계장부열람을 허용할 경우 피고의 회계정보가 경쟁기업에 누설되어 부당하게 이용될 우려가 있다고 하여 열람청구의 부당성을 인정하였다. 비슷한 사례는 ()무학이 동종 소주업체인 대선주조()의 경영권 장악을 위하여 장부열람청구를 한 경우에 영업비밀 침해의 우려를 이유로 하여 거부의 정당한 이유를 인정하였다.(대법원 2004. 12. 24. 20031575 결정)

 

청구인이 일반적인 주주가 아니라 적대적 인수합병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인 경우 상대적으로 청구의 부당성을 인정함에 용이하다. 특히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경영진에 대한 압박으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 하는 경우에는 청구가 부당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필자가 수행한 실제 사건에서 열람청구가처분의 신청인은 당해 회사에 대한 열람청구 직전에 다른 상장회사에 대하여 회계장부 열람청구에 이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고 결국 경영진을 굴복시켜 경영컨설팅 보수라는 이름으로 회사로부터 거액을 수취한 바 있었고, 이러한 사실로 인하여 그 다른 회사로부터 부당하게 수취한 그 보수의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당하여 분쟁 중에 있었다. 이러한 공격자들의 전력을 제시하여 그들의 목적이 경영에 대한 정보를 취득한다는 주주의 알 권리 차원이 아니라 부정한 이익을 취득하려는 것이라는 점을 법원에 인식시킬 수 있었다. 그 사건의 신청인은 결국 주식을 모두 매각하여 회계장부열람청구권의 행사를 포기하였고, 종국적으로 회사에 대한 공격을 모두 중단하게 되었다.

 

신청인이 열람청구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경영진의 위법, 부당한 행위, 예를 들면 회사 자산에 대한 횡령이나 대주주 관련 기업에 대한 부당한 지원 등 배임행위에 대한 개연성이 있어 열람청구를 하는 경우가 흔히 나타난다. 이러한 경우 방어방법은 경영진의 위법 혹은 부당한 행위가 없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주장, 입증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열람청구인 측에서 주장하는 경영상의 문제점들이 위법한 행위가 아니라 경영과정에서 용인될 수 있는 경영판단법칙의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을 주장, 입증하는 방법이 있다. 경영판단의 법칙이란 어떠한 경영상의 선택을 해야 할 지점에서 그 선택이 경제적으로 정확하지 아니하여 사후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것은 위법한 행위라 볼 수 없고, 이러한 경영진의 재량판단의 범위 내에 있는 행위에 대하여는 민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경영판단의 범위를 넘어서는 분식회계 등의 회계부정이나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 등의 행위가 소명된다면 열람청구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 

  

소수주주의 유력한 무기인 회계장부열람청구는 기업경영의 투명성 보장이라는 공익적 기능도 있으나 기업사냥꾼들의 공격무기가 되기도 하는 양날의 칼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장회사이든 비상장회사이든 약간의 주식 분산이 이루어져 있는 기업의 경우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할 위험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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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소 : (138-950) 서울 송파구 중대로 135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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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페이지 : privacy.kiss.or.kr
    • 전화 : (국번없이)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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